믿음의 현장
아펜젤러 선교사의 문서선교
2022년 6월 12일
<아펜젤러 선교사 - 7>
권순정 목사(목회선교지원실)
아펜젤러 선교사는 배재학당을 개교한 후 출판과 문서선교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1897년 말 올링거(Franklin Ohlinger) 선교사를 조선에 초청하였습니다. 올링거 선교사는 조선에 파송되기 전 중국에서 16년간 선교사로 활동했으며, 출판과 교육 분야에서 많은 경험이 있었습니다. 올링거 선교사가 조선에 왔을 때, 그의 나이는 42세였기 때문에 20대 청년선교사였던 아펜젤러나 언더우드에게는 많은 경험을 전수해 줄 수 있었고, 그의 합류로 인해 많은 선교 사역들이 시작되었습니다. 아펜젤러가 특별히 올링거 선교사를 초청한 데에는 그의 선교 경험을 배우고 동역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펜젤러와 올링거 선교사는 먼저 배재학당 지하에 우리나라 최초의 인쇄소인 삼문활판소를 설립했습니다. 삼문의 의미는 국문, 한문, 영문의 3가지 활자를 갖추었다는 뜻입니다. 이칭으로 삼문출판사, 미이미활판소(美以美活版所)라 불리기도 했는데, ‘미이미’는 ‘MEM(Methodist Episcopal Mission)’의 음역으로 우리말로는 ‘감리교활판소’라는 의미입니다. 삼문활판소(출판사)는 얼마 후 배재학당의 본관 서쪽 뒤편에 별도의 건물을 지어 인쇄소로 사용하였습니다.
아펜젤러 선교사는 책을 만드는 일을 학비가 없거나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맡겨서 자립정신을 길러주었으며, 또 실습을 통해 인쇄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제공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글학자 주시경도 배재학당 학생 시절 삼문출판사에서 일하며 학비를 벌었습니다.
삼문출판사에서는 정기 간행물인 ‘The Korean
Repository’, ‘죠션 그리스도인 회보’, ‘그리스도신문’, ‘신학월보’ 등이 출판되었으며, 배재학당의 교과서는 물론 다른 학교의 교과서도 출판되었습니다. 기독교 서적으로는 아펜젤러가 쓴 전도용 문서인 ‘성교촬요’, 교리서인 ‘미이미교회강례’, 게일 선교사가 번역한 ‘천로역정’ 등이 출판되었으며, 신약성경 번역본을 출판하기도 했습니다. 삼문출판사는 교파의 구별 없이 복음을 전파하고 조선의 근대화를 위해 많은 기독교 언론지, 서적, 성경과 찬송가를 출판했으며, 특별히 ‘독립신문’이 이곳에서 인쇄되었습니다.
아펜젤러의 복음전파와 조선의 근대화를 위한 선구자적인 시각은 출판과 문서선교를 통해 더욱 구체화 되었으며, 성서번역과 여러 출판물들을 통해 실제적인 열매를 맺었습니다. 또한, 영문 잡지와 여러 보고서를 통해 조선의 상황을 세계에 알리는데 큰 공헌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