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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이야기

이익상목사와 함께하는 이스라엘 성지순례 이야기

성지순례 이야기 1

라기스

3천년만에 드러난 르호보암 시대의 라기스 성벽

3천년만에 드러난 르호보암 시대의 라기스 성벽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사오나,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욥 42 : 5)

성경 속의 이스라엘을 발굴하다

이스라엘 라기스 발굴 마지막 날, 라기스의 언덕에 섰습니다. 라기스의 성벽 너머로는 포도밭과 밀밭이 보입니다. 이 여름 라기스에서 땅을 파고, 성벽을 찾아내고, 옛 신앙의 선조들이 사용했을 법한 토기들을 발굴해 가면서 흘린 땀이 헛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에는 느헤미야 시대의 성벽(기원전 5세기)을 찾아냈고, 그 성벽 바로 약 2미터 아래에서 유다 왕국이 바벨론에 멸망할 때에 라기스를 지키고 있었던 성벽(기원전 6세기)을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올해에는 6미터 두께의 진흙벽돌로 쌓여진 히스기야왕 때에 산헤립에 의해 파괴된 성벽(기원전 8세기)을 찾아냈고, 지금은 그 성벽 아래에 있는 아직 연대가 확정되지 않은 3미터 두께의 돌 성벽을 발굴하였습니다. 아마도 여호수아 정복시대의 성벽(기원전 13세기)이거나 르호보암 시대(기원전 10세기)의 성벽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느 시대에 속하든, 이 성벽은 아직 고고학계에서는 발굴된 적도, 보고된 적도 없는 성벽입니다.

여호사밧 시대에 건축되어 히스기야 시대 산헤립에 의해서 무너진 성벽 아래에서 발굴된 르호보암 시대의 바닥과 그 바닥에 잇대어 건설된 르호보암 시대의 성벽

여호사밧 시대에 건축되어 히스기야 시대 산헤립에 의해서 무너진 성벽 아래에서 발굴된 르호보암 시대의 바닥과 그 바닥에 잇대어 건설된 르호보암 시대의 성벽

힘들지요. 당연히 힘이 듭니다. 새벽 5시부터 오후 1시까지 뜨거운 태양을 피해서 발굴을 한다지만, 뜨거운 바람을 피할 곳은 없습니다. 그리고 내리 쬐는 태양의 따가움으로부터 도망칠 곳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제 전공도 아닌 고고학 발굴이 즐거운 것은, 제가 파내고 찾아내는 것이 그저 오래된 땅의 오래된 돌덩이들이 아니라, 그것들이 곧 성경이기 때문입니다.

글자로만 읽던 느헤미야 시대, 예레미야 시대, 히스기야 시대의 성벽과 그 때에 살던 사람들이 사용하던 토기들을 조심스럽게 솔질해가며 찾아내다 보면, 포로로 끌려갔다 돌아온 이들의 지도자인 느헤미야와 조우하고, 피를 토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외치던 예레미야의 외침을 들을 수 있고, 앗수르의 위협 앞에서 풍전등화처럼 흔들리던 히스기야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땅이 제게 주는 그 마법과 같은 매력과 끌림이 바로 그것입니다.

라기스에서는 유다왕국이 완전히 멸망하기 3년 전, 바벨론의 침공 앞에서 촌각을 다투며 성과 성이 주고 받던 토판에 쓰여진 편지들 열두개가 1930년대에 라기스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그 편지에는 라기스에서 예루살렘으로 공물을 보내는 내용도 함께 있는데, 이 편지들을 통해서 당시 라기스는 유다왕국 남서쪽의 가장 중요한 군사적인 요충지였으면서 동시에 밀과 포도 재배의 최적지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르호보암 시대의 바닥에서 발굴된 기원 전 10세기 토기

르호보암 시대의 바닥에서 발굴된 기원 전 10세기 토기

그런데 그로부터 2,700여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라기스의 벌판에서는 농부들이 밀과 포도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라기스 언덕에 올라서서 그 밀밭과 포도밭을 보는 뭉클함이란 어찌 표현할 수 없습니다.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사오나,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욥 42:5)라고 고백했던 욥의 고백과 감탄사가 바로 제 고백이고, 저의 깊은 날숨입니다. 이성적인 사고에 익숙하고, 논리적 인과 관계에만 길들어져 있는 사람들은 성경을 하나님에 대한 기억과 신앙고백으로만 치부하고, 성경이 가지는 역사성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달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경험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신앙의 고백이며, 동시에 역사입니다. 이제부터 광림교회의 성도님들과 함께 그 역사의 바다에 뛰어들어보려고 합니다.

사진설명

르호보암 시대에 라기스를 정비한 이야기가 대하 11:9에 있는데, 르호보암 시대의 성벽을 라기스에서 지금까지 찾지 못한 학자들은 발굴 보고서를 근거로 대부분의 학자들은 남북 왕국이 분열이 된 역사와 르호보암에 대한 성서의 기록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졌다. 이번의 발굴로 르호보암 시대의 성벽이 발굴됨으로 역대기에서 말하는 유다왕국의 역사가 사실로 증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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