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가자! 주님 예비하신 축복의 정상으로
2020년 7월 12일
제32회 호렙산 기도회
- 이환진 집사 (20교구)
최근 등산인구가 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산을 오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중력을 거슬러 정해진 길로 묵묵히 오랜 시간 고되게 올라가야 한다.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을 산으로 불러 모으는 등산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고된 발걸음 끝에 정상을 딛고 섰을 때, 올라온 만큼 높아진 눈으로 세상을 내려다보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기쁨 때문일 것이다. 당장의 한 걸음은 고되지만 오르다보면 분명히 정상을 마주할 수 있다는 믿음, 바로 그 믿음 때문에 오늘도 많은 이들이 산으로 향한다.
매년 6월, 나는 40일의 긴 등산의 여정을 떠난다. 내가 오르는 산은 하나님이 약속하신 믿음의 산, 호렙산이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교회를 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다. 때로는 잠의 유혹에 빠지고 때로는 생계의 문제에 부딪혀 성전으로 가는 발걸음을 붙잡히기 십상이다. 이토록 나약한 육체를 이기며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은 마치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는 고된 여정과도 같다. 그러나 지금의 이 발걸음이 고되고 묵묵히 올라가는 시간이 길수록 우리가 마주할 정상은 그만큼 더 높고 세상 위에 우뚝 솟을 것을 믿듯이 40일 동안 매일 새벽을 깨우며 주 앞에 나아가 기도하는 이 힘들고 어려운 발걸음 끝에는 수고하고 노력한 만큼 더 크고 놀라운 기도응답이 있을 것임을 믿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까지 내가 호렙산에서 울부짖었던 기도는 이미 응답을 받았다. 내가 해야 할 것은 꾸준히 기도로 나아가 하나님이 예비하신 응답의 꼭대기에 올라서는 것뿐이다. 내가 바라는 응답이 크고 높을수록 더욱 더 높은 기도의 산을 올라야 할 것이고 내가 바라는 응답이 절박하고 급할수록 더욱 더 전심으로 부지런히 주님 앞에 나아가야 할 것이다.
하나님이 내게 주신 약속은 무작정 주시겠다는 것이 아니라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라는 약속이다. 호렙산에 올라 세상의 신을 벗고 주 앞에 거룩하게 나아가는 자에게 하나님은 상상도 못 할 놀라운 응답을 예비하실 것이다. 우리 모두 지치지 말고 나아가자, 하나님이 약속하신 축복의 정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