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현장
다름이 닮음이 되다
2022년 8월 28일
목회현장
- 유용찬 목사(청장년부)
교회는 여러 사람이 예수님의 은혜로 하나가 되는 곳입니다. 하지만 이론과 실재는 다릅니다. 나와 다른 사람이 어울리는 것도 힘든데, 이해하고 수용하는 건 더욱 힘듭니다.
저희 청장년부에 출석하는 한 형제가 있습니다. 매번 슬리퍼에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 오는 그 형제는 특별히 하는 것 없이 맨 뒤에서 앉아만 있습니다. 무표정한 얼굴에 짧은 머리를 한 그를 보면 가끔 왠지 모를 두려운 기운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는 눈을 감은 채 누운 듯, 앉은 듯한 이상한 자세로 있다가 가끔 일어나 중간에 사라집니다. 집에 가나 싶은데 잠시 뒤 다시 돌아와 앉습니다. 그런데 온몸에 담배 냄새가 배여 있습니다. 몇몇 분들은 그의 무표정이 무섭다는 분도 계셨고, 흡연에 대해 질책해야 한다고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를 아는 사람들은 보기와 다르게 형제가 매우 따뜻한 사람이라 말합니다.
전혀 교회와 상관없을 것 같은 외모임에도 그는 매주 교회를 출석합니다. 눈 감고 있으면서도 말씀은 다 듣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신기하게도 형제의 ‘네, 아니요’ 단답형의 대화가 자기 표현과 함께 속마음을 드러내 보입니다. 게다가 이젠 “금연이 자신의 기도 제목”이라며 달라지고 싶은 마음도 표현합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그를 어려워했던 사람들도 달라지는 그를 보며 하나님이 일하신다며 신기해합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을 때 다름을 인정하고 닮음을 서로 발견해 갑니다.
청장년부는 9월 3일부터 이틀간 국제광림비전랜드에서 1박 2일로 “아름다운 청장년 캠프”(이하 아청캠프)를 개최합니다. 이번 캠프에는 본당 청장년부를 비롯해 35세 이상의 미혼, 지교회의 청장년 등 다양한 분들이 함께합니다. 다양함은 모양과 빛깔이 다르고 많다는 뜻입니다. 다르면 다툼과 분열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실 때 다른 것들을 하나로 모으시고 “보기 좋았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것을 “아름답다”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다양하지만 아름다운 공동체. 바로 하나님의 공동체입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하나로 묶일 수 있다면, 한국 교회의 어려움을 돌파하는 커다란 큰 증가가 될 것입니다. 청장년부의 아청캠프를 위해 함께 기도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