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현장
멈춰버린 시간의 수레바퀴를 돌리는 자
2022년 9월 25일
목회현장
- 유제석 목사(8선교구)
까마득했던 코로나의 시간이 지나고 이제 모든 일상이 차츰 회복되는 시점에서, 여전히 영적으로 갈팡질팡하는 모습들을 보게 됩니다. 일상의 회복보다 더 힘든 것이 신앙의 회복인 듯 보이기도 합니다. 삶의 회복은 지극히 당연한데, 신앙의 발걸음을 교회로 옮기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워 보입니다.
지난 주간에 한 집사님을 심방하며 큰 은혜를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몇 해 전 큰 수술을 치르며, 건강의 어려움으로 코로나 기간 중 교회를 나오지 못하셨습니다. 본인의 염려와 주변 식구들의 걱정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처음 몇 주는 마음에 불편함이 있었지만, 2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마음이 무뎌졌음을 고백하셨습니다.
그런데 갑작스레 가정에 문제가 생기면서, ‘아차’하는 마음이 들었고, 신앙의 동역자들에게 중보기도를 부탁하시고는, 곧바로 벧엘성전으로 뛰어오셨습니다. 그 길밖에 보이지 않으셨던 겁니다. “하나님, 저의 죄입니다. 제가 부족했습니다. 저의 잘못입니다.” 십자가를 바라보며 쏟아지는 눈물이 멈추지를 않았습니다. 회개의 기도로 한참 동안 마음을 찢고 있는데, 하나님의 손길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내 딸아, 내가 너를 많이 기다렸다.” 걱정스런 마음에 집사님 댁을 방문했다가 통화하게 되었고, 벧엘에서 기도하고 계시다는 이야기에 깜짝 놀랐는데, 집으로 다시 찾아와 주실 수 있는지 물으셨습니다.
갑작스런 심방요청이었지만 시간을 조정하여 서둘러 다시 방문하였고, 심방을 받으시면서 여전히 흐르는 눈물을 훔치시며, 지금까지 자신을 기다려 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마음으로 전심을 다해 예배를 드리셨습니다.
“목사님, 이제 다시 나가겠습니다. 다시는 흔들리지 않게 기도해주세요.” 인사를 드리고 나오는데, 마음에 하나님이 주신 큰 기쁨이 있었습니다. “드디어 이 가정에 멈추었던 신앙의 수레바퀴가 다시 돌기 시작했구나.” 하나님은 여전한 은혜와 사랑으로 우리를 기다려 주시고, 함께 하십니다. 이제 다시 우리 가정의, 우리 자녀들의, 내 신앙의 수레바퀴를 돌려야 합니다. 시편 126편 5절의 말씀처럼, 눈물로 씨를 뿌리는 자는,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단을 거두어 돌아오게 하시는 줄로 믿습니다. 그렇게 눈물로 씨를 뿌리는 한 사람, 울며 씨를 뿌리는 진실한 믿음의 한 사람이 바로 내가 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