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
철제 조형물 속에 무수한 십자가 형상이
2024년 1월 14일
변영혜 기자
2023년이 저물어가던 12월 마지막 금요일, 웨슬리관 1층 현관 내부 벽면에 철제 조형물이 설치되었다. 설치 작가는 작년 겨울 대학 졸업작품전을 가졌던 황지선 성도(27교구)다. 졸업작품을 교회에 봉헌한 황 작가를 직접 만나보았다.
웨슬리관에 조형물을 설치하게 된 계기는?
졸업 전시 이후 작품을 놓아 둘 위치를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중 작품에서 십자가가 보인다는 어머니의 말씀과 함께 교회에 두는 건 어떠냐는 좋은 제안을 주셨습니다. 당연히 영광이라고 생각했고 어머니께서 목사님께 여쭤본 뒤 웨슬리관 1층에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조형물 제작에 관한 간증이 있다면?
사실 작품을 제작할 당시에는 몰랐지만 졸업 전시를 진행하면서 작품에서 십자가가 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난 이후 작품을 보니 작은 십자가가 모여 작품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 작품이 아닌 다른 작품을 진행할 때는 우여곡절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을 진행할 때만큼은 어떤 큰 변수 없이 제가 의도했던 작품보다 더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니 이 모든 과정이 하나님께서 함께 하셨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작품 설명과 함께 어떤 마음으로 제작에 임했는지?
이 작품은 ‘나를 기록하다’에서 시작한 작품입니다. 2022년 학교를 휴학하고 갤러리에서 인턴을 하며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경험했을 때 평소와 다른 스스로의 모습에 이질감이 들었습니다.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제 모습을 마주하며 그 모습은 제가 아니라고 부정해 왔습니다. 하지만 2023년이 되고 다시 그때를 돌아보니 그런 다양한 모습도 모두 ‘나’였고, 그런 모습들이 비로소 지금의 ‘나’를 만들어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제 내면의 다양한 자아의 모습을 작품에 담았습니다. 작품에 사용된 철은 겉으로는 단단하지만 일정 온도의 불을 만나면 쉽게 구부러지고 휘어지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이 겉으로는 단단해도 내면이 약한 제 모습과 유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나’라는 사람을 표현하기에 가장 좋은 재료라고 여겨져 철로 작품을 제작하였습니다.
웨슬리관 조형물 설치를 통해 바람이나 소망이 있다면?
우선 너무 좋은 장소에 작품을 설치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고 감사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장소인 만큼 제 작품을 통해 많은 이들이 좋은 에너지를 받기를 바라며, 광림 미술인선교회에 입회하여 신앙 안에서 작업이 발전하고 바로 옆 장천갤러리에서 좋은 전시로 은혜를 나누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