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문화와 만나다
한눈에 명화로 보는 신약성경 이야기(43)
2024년 1월 28일
성령의 임재와 방언
광림 뉴스레터
▲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_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천을 목격한 제자들이 그를 경배하고 있는 모습이다. 프라 안젤리코 작품
성령의 임재와 방언(행 2:1~4)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천을 목격한 제자들은 올리브 산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 그들은 옛날 다윗의 궁전 주변 마을에 사는 마리아와 그 아들 마가의 집으로 갔다. 그 집의 다락방은 제자들이 예루살렘에 있을 때 모임 장소로 사용하던 곳으로, 예수와 열두 제자가 최후의 만찬을 한 뜻깊은 장소이기도 했다.
예수는 공생애 사역의 중반기에 들어서면서 직접 열두 사람을 선택해 사도로 임명했다. 그중에서 예수를 배반하고 자살한 가룟 유다를 제외하고 남은 열한 사도는 베드로, 요한, 야고보, 안드레, 빌립, 도마, 바돌로매, 마태,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열심당원 시몬, 야고보의 아들 유다였다. 열한 사도는 가룟 유다를 대신할 후임자로 맛디아를 선택해 열두 사도에 들게 했다. 그들은 끝까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기로 뜻을 모았다.
열두 사도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사람 120명은 다락방에 모여 ‘다시 오신다’라는 주님이 속히 오기를 기다리며 기도하였다. 그들은 온전히 하나가 되어 열심히 기도하였다.
오순절(五旬節, 밀과 보리 수확의 감사절로, 이후 모세가 하나님의 율법을 받은 날로 기념함. 신약 성경은 성령감림과 기독교 공동체 탄생의 의미를 지님)이 되었다. 오순절에도 그들은 다 함께 한곳에 모여 기도에 열중하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도의 열기는 더해졌다.
그러던 어느 순간,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어오는 듯하더니 성령(하나님의 영)이 뜨거운 불처럼 그들에게 퍼졌다. 그들은 처음 경험하는 현상에 알 수 없는 기쁨으로 가슴이 뜨거웠다. 그들은 성령이 시키는 대로 여러 다른 언어로 말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그들의 언어로 기도를 하던 그들의 입에서 그들이 알지 못하며 사용하지 않던 다른 언어들이 기도 소리로 나오는 것이었다. 그들의 기도는 계속되었다. 기도하던 120명은 알 수 있었다. 예수가 약속한 성령, 즉 하나님의 영이 그들 각 사람에게 임한 것이다. 성령이 임한 그들은 기쁨이 가득했으며,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한다는 사실에 담대해졌고, 더는 세상에 두려운 것이 없었다. 곧 그들은 예수의 구원과 복음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한편, 그들이 모인 다락방은 무척 시끄러워졌다. 그리고 집 밖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마침 그때 예루살렘에는 많은 유대인이 머물고 있었다. 그들은 세계 각지에서 모인 경건한 순례자로, 기도 소리를 듣고는 서둘러 달려왔다.
그런데 각자의 모국어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말하였다.
“이들은 다 갈릴리 사람들인데……, 이들이 하는 말이 우리 각 사람의 모국어(母國語)로 들리니 어떻게 된 일인가? 이들이 우리 언어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가 하면 성령을 비웃으며 조롱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사람들이 싸구려 술에 취한 것이 분명하다.”
바로 그때 성령을 비웃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베드로가 일어났다. 그는 모여 있는 사람들을 향해 담대하게 말하였다.
“내 말을 잘 들으시오, 이 사람들은 술에 취한 것이 아닙니다. 이제 겨우 아침 아홉 시인데 취할 시간이나 있었겠습니까? 이것은 선지자 요엘이 장차 일어날 것이라고 알려 준 일입니다.”
베드로는 집 밖의 사람들이 이미 수천 명에 이른다는 것을 알고, 그들 앞에 나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나사렛 예수는 하나님께 온전히 인정받은 분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분을 통해 행한 기적과 표적들은 이미 여러분도 알고 있습니다.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자 바로 우리가 고대하던 그리스도이십니다. 이 예수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배반당하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습니다. 여러분도 그분을 죽이는 일에 동참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분을 다시 살리셨습니다. 죽음은 그분의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우리는 다시 살아나신 예수 그리스도를 뵈었습니다. 그분은 하나님 아버지께 성령을 받아서 우리에게 부어 주셨습니다. 누구든지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구원을 얻는다고 하였습니다.”
베드로의 말에 군중은 두려움을 느꼈다. 그리고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물었다.
“그러면 우리가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러자 베드로가 대답하였다.
“여러분, 회개하십시오. 여러분 각자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으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의 죄가 용서받으며, 여러분도 성령을 선물로 받을 것입니다. 이 약속은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녀는 물론 멀리 있는 사람들과 우리 주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사람들에게 하신 약속입니다!”
그러자 그 자리에서 회개하고 세례를 받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날 오순절, 120명에게 성령이 임했는데 세례를 받은 사람이 3천 명에 달하였다. 그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으며 자신들의 삶을 예수 그리스도께 헌신하였다.
▼ 비둘기 같은 성령_ 성령이 충만해진 사도 베드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파하였다. 그림 속 비둘기는 성령을 상징한다.
후안 바우티스타 미노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