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림교회광림교회광림교회

닫기
 

성경과 역사

이익상목사의 유물과 함께보는 성경과 역사

성경과 역사 2

메짜드 하샤브야후

img-bibles-01

메짜드 하샤브야후 (Mezad Hashavyahu)

1960년에 메짜드 하샤브야후 (Mezad Hashavyahu) 지역에서 나베(J. Naveh)가 발굴한 히브리어 문장으로쓰여진 토기조각에 적혀진 안식일.

메짜드 하샤브야후 해석

나의 주, [하짜르 아쌈 지역의] 통치자시여! 그의 (당신의)종의 말을 들으소서. 당신의 종이 추수하였습니다. 당신의 종이 여느때 처럼 안식일 전에 하짜르 아쌈에서 추수하고, [추수한 것을] 계량하고 [곳간에] 저장하였습니다. 당신의 종이 여느때 처럼 추수한 것을 계량하고 저장할 때, 쇼바이의 아들 호샤야후가 당신의 종의 옷을 가져갔습니다. 당신의 종의 옷을 가져갈 때는 여느때 처럼 제 수확물을 [곡간에] 쌓아 둘 때였습니다. 저와 함께 태양 아래 더위에서 저와함께 일한 나의 모든 형제들이 증언해 줄 것입니다. 제가 진심으로 죄없다는 것을 (억울하다는 것을) (저와 함께 일한) 제 형제들이 증언해 줄 것입니다. *이하 부분은 깨진 다른 작은 토기 조각들과 연관하여 재구성 하였다.* 통치자께서 진실로 당신의 종의 옷을 돌려 주실줄 확신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종의 옷을 [저에게] 되돌려 줄 때, 그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그리고 저를 당황시키지 않게 하소서.

안식일은 하나님을 위한 날이면서, 동시에 인간, 그리고 모든 숨쉬는 생명체를 위한 쉼의 날입니다. (출 20:8-10; 23:12). 하나님은 여섯째 날에 인간을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그 인간에게 처음 주신 선물은 ‘일’이 아니라, ‘쉼’, 곧 안식이었습니다 .(창 2:1-3) 쉼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이 지켜야하는 창조질서이기도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드셨기에, 인간은 하나님처럼 이 땅에서 하나님이 안식한 그 날에 함께 쉬어야 하는 의무가 지워졌다고도 말합니다. (Wenham) 즉, 하나님께서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셨다는 고백의 행위가 곧 안식이라는 거지요. 이 거룩한 쉼은 노예나 종, 나그네와 가축 들에게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신 5:12-15)

유대인들의 탈무드에 ‘샤밧’이라는 장(章)에는 하지말아야 할 일의 목록을 39가지로 규정했습니다.(b.Shabbat 7b) 그렇다고 이 서른 아홉가지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 아니라, 대표적인 목록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책에서 열거한 금지 행동들을 보면, 이윤을 얻거나, 내가 먹고 살기 위해서 하는 일체의 모든 행동들을 모두 금지하는 듯합니다. 이게 전부가 아니라, 이 이외에도 도시의 경계에서 960m 이상 밖으로 걸어가지 못하게 하거나 하는 또 다른 많은 금지 규정들이 있습니다. 시대와 문화가 바뀌면서 현대 이스라엘에서는 더 많은 규정들이 덧붙여졌습니다. 예를 들면,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타거나, 쇼핑을 하거나, 전화를 사용하는 것, 그리고 모든 전기 제품의 전원을 켜거나 끄는 행위, 정원을 가꾸거나, 빨래와 설거지를 하는 것 등 말이지요.

처음 이스라엘에 살 때에는 이 안식일 규정이 참 불편했습니다. 그 날이 되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몇 달 지나다보니, 안식일을 지키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함께 쉽니다.

주간 동안 번잡했던 도로에 차가 다니지 않고, 시끌벅적했던 상가들은 모두 문을 닫습니다. 사람들은 오전과 저녁에 회당을 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온 가족이 함께 집에서 시간을 보내며 진정한 쉼을 누립니다. 글씨를 쓰는 것도 허락되지 않으니, 아이들 학교에서 숙제도 내주지 않습니다. 쉼과 함께 가족도 만들어지고요. 시간에 쫓길 필요도 없습니다. 다들 거리의 의자에 앉아서, 집의 계단에 앉아서, 공원의 잔디에 앉아서 그렇게 안식일을 가족과 또 이웃과 더불어 보냅니다. 그러니, 월요일부터 주일까지 단 하루의 쉼도 없이 ‘쉼’마저도 ‘일’이 되어버린 대한민국에 비하면, 안식일의 이스라엘은 그야말로 천국입니다.

이 안식일에 대해서 150여 년 전부터 고대 서아시아의 문학을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는 바벨론의 영향을 이야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신앙인들이 가지고 있는 안식일 율법에 대한 성경 지식과는 거리가 멀지요? 그런데 학자들은 그리 생각했다는 겁니다. 고대 서아시아의 유물들이 1900년대 초반에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들과 유사한 풍습과 문화들을 그들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유물들을 기준으로 성경을 설명하는 것이지요. 이런 비교 연구는 매우 유익했습니다. 그러나 이 비교 연구를 하는 학자들 사이에는 몇가지 편견이 있었습니다.

(1) 고고학적 유물이 성경의 기록보다 더 가치가 있고, (2) 앗수르(Neo-Assyria)와 바빌론(Neo-Babylon)의 문화가 이스라엘과 유다의 문화보다 그 가치가 우월하기에, (3) 성경은 고고학에 근거한 고대 서아시아의 문화와 풍습, 그리고 종교적인 행위들을 그대로 옮겨왔을 것이다라는 겁니다.

이런 직선적 역사 이해가 발판이 되어서, 남쪽 왕국 유다의 백성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간 그곳에서 7일 주기의 달력을 받아들였고, 안식일 역시 바벨론 포로기와 페르시아 시대(기원전 6-5세기)가 되어서야 유대인 사회에서 확정된 쉼의 날로 자리잡았다고 주장했던 거지요.

이 주장이 구약 성경을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는 거의 정설처럼 자리매김 했었습니다. 이 학설을 반박할만한 성경 이외의 고고학적인 증거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학자들은 매우 기계적으로 안식일에 대한 구절이 성경에 나오면, 그 성경 구절은 바벨론 포로기, 또는 바벨론 포로기 이후에 기록되었을 것이라고 추측을 했습니다. 적어도 1960년대까지는요.

img-bibles-01

이스라엘의 안식일

이스라엘의 안식일 거리 모습. 주중에 번잡한 도로가 안식일이 되면 차 없는 거리로 변한다. 유대교인이 아닌 유대인이나 아랍인들은 차량 운행을 하지만, 그 수가 많지 않다.

1960년에 메짜드 하샤브야후(Mezad Hashavyahu)를 나베 (J. Naveh)가 발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가로 7.5~16.5cm, 세로 20cm, 두께는 4~6mm가 되는 토기 조각을 발견했습니다. 그 토기 조각에는 검은색 잉크로 14줄의 히브리어 문장이 적혀 있었어요.

메짜드 하샤브야후라는 지역은 기원전 7세기 때 잠시 사람들이 거주했던 지역입니다. 바벨론 사람들이 유다 사람들을 포로로 잡아가기 한 세기 이전에 사람들이 살던 지역인 거지요. 구약 시대 중, 대략 요시아 왕의 시대일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기록된 토기 조각의 기록에는 쇼바이의 아들 호샤야후가 와서는 자기의 옷을 가져갔다고 그 지역의 우두머리 관리에게 호소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호샤야후가 옷을 강탈해 갈 때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안식일’ 전, 추수하고 곡간에 추수한 것들을 거두어들일 때라고 분명하게 기록하였습니다. 성경 이 외에 고고학 유물로 ‘안식일’이라는 말이 나온 처음이자, 유일한 포로기 이전 시대의 유물인 것입니다. 당연히 이 유물은 고고학계와 성서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지요. 약 80년 간 구약성경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가지고 있었던 전제를 완전히 뒤엎어버리는 놀라운 발견! 이것은 성경을 객관적 역사로 만드는 놀라운 일이었습니다.